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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콘택트 (1997)



아 90년대에 만든 영환데 하나도 촌스럽지 않다! 웜홀 cg 조차도.


과학, 철학, 종교를 기가 막히게 어우르며 잘 풀어낸 영화.



1. 

주인공 여주의 태도의 변화를 따라가며 보면 감독이 의도한 영화의 주제가 쉽게 보인다.


그녀는 영화의 2/3 정도를 과학자의 입장-논리와 증명을 믿는 태도를 고수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 자신의 과학에 입도하게 된 계기나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주에는 우리 밖에 없는가) 연구 분야는 지극히도 철학적이다. 당시의 첨단 기술과 물리적 재능을 발휘해서 하는게 고작 단순 노가다-방향 벡터 별로 프리퀀시 디텍팅이라니!


최종 후보 발표에서 '그들'을 만나면 할 질문으로 어떻게 기술 발전을 했냐고 묻겠다고 했다. 

좀 더 테크니션이자 실용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우여곡절 끝에 선발된 여주는 웜홀을 통과하게 된다. 그 곳에서 느낀 경이 앞에서 여주의 과학적 태도는 희미해질 수 밖에 없다. 
"차라리 시인을 태우는게 나았을껄..!" 라 말한 장면은 과학적 서술 앞에 진리에 대한 경이가 앞서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주는 자신이 과학자이기 이전에 human being임을 증명할 수 밖에 없게 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contact의 순간....그(들?)이 해주는 말은 다소 감성적인 구성이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야심차게 준비한 실용적인 질문들은 던지지 조차 못한 모습마저 좋은 설정이었다.

그런 감성적 처리를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sf 영화의 결론은 이렇게 되는게 가장 trivial 해 보인다.



2.
러브라인도 약간은 있는 영화다. 남주를 (잘생긴) 신학자 출신 철학자 베스트셀러로 설정한게 기가 막힌 신의 한수. 사실상 이 사람은 목사도 신부님도 아니다 ㅋㅋㅋ 그냥 시류를 잘 탄 철학적 사고를 하는 작가지. 그래도 이 작가와 여주가 서로 좋아하는 감정을 가지는 것을 그려낸데서 감독은 이런 논쟁이-과학과 종교 무엇이 맞냐는 논쟁이 의미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이 부분이 진짜 좋은 설정이라고 느꼈다. 또 두 사람은 자신만의 고집과 의견이 강했기에 사랑의 도피를 하는 기미는 추호도 보이지 않았다. 서로를 존중해준다. 그들의 감정적인 동요의 모습은 이념보다 감정을 앞선다는 메시지를 담기에 충분히 human을 human being으로 보여준 장면들이라 생각한다. 끝까지 러브스토리가 영화의 메인이 아니었음을 강조하는듯한 장면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그러나 사이사이의 장면은 그 둘의 감정을 담아내기엔 충분했다. 절도있는 선택이었다고 본다.

3.

pure 분야의 현실을 너무나도 잘 필름에 담았다ㅋㅋㅋ 연구비를 따기 위해 전전긍긍하거나 다른 정치적 목적을 가진 (선배) 박사에게 업적이 분산된다거나! 초등학생 때 볼 때와 지금 볼 때 가장 크게 다르게 본 부분. 남일 같지도 않고 막장 드라마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이입하며 봐버렸다..


4.

여주의 배경 설정도 퍼펙트.. contact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는 합리성을 다 담은 부분이었다. 만약 여주가 행복한 가정에서 정상적으로 자랐다면 그런 pure한 학문에 계속 집중하며 연구만 하며 살 수 있었을까?



천문과 철학을 사랑한다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영화. 5개 만점에 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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