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의 감성은 받아들여지는 사람에게는 그 어필이 크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서구의 감성을 동경하는 헛소리로 들릴 수 있다. 하루키의 책 대부분은 '누군가를 너무나도 좋아했고 그 사람에게 제대로 말도 걸지 못한채 끝나서 끙끙 앓은' 감성이 흐른다. (처음 사귄 사람과 쭉 만나다가 그 사람과 결혼한 사람이라면 하루키의 책은 아마 후자로 보일 것이다.)
또 하루키 책의 특징 중 하나는 평범한 듯한 일상으로 흘러가다가 뜬금포들이 가끔씩 있다는 것이다. '양을 쫓는 모험'에서도 그랬고 이 책에서도 시마모토를 쫓다가 돈봉투를 받는 뜬금포가 하나 있어서 '아놔 이 책 또 판타지로 빠질려고 하네..'란 생각이 들더라. 그래도 다 읽어보니 이 책은 꽤 현실적인 범주였다.
조금 찔렸던(?) 대목은 주인공이 자신만의 세계에서 시마모토를 그리워하는 중 와이프에게 '당신은 나에게 질문을 하지도 않잖아' 란 말을 듣는 부분이 있다. 주인공은 와이프와 소통하려는 시도도 하지 않고 서로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결론부터 내린 셈.
try도 안하고 그런 말을 한게 참... 결혼 생활 중 있었던 불륜을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 태도도 참.....
제목에 대한 설명은 책 후반부에 잠깐 나온다. 하루키의 책은 문학적으로 완벽하진 않지만 본인의 색이 분명하고 그 색이 다른 작가들과 차별화 되어있다. 페이지도 잘 넘어간다. 가끔씩 생각나고 읽고 싶은, 자주 읽고 싶지는 않은 그런 책...인 것 같은데 생각보다 읽는 빈도가 잦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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