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g 1. 대구 시민회관. 대구역 바로 옆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다. 리모델링 했다던데 공연장 매우 깨끗하고 좋음.
Fig 2. 맨 앞자리는 무대와 너무 가까우니 차라리 좀 뒤쪽이 곡을 전체적으로 듣기엔 좋다. 난 3열이어서 너무 가깝더라..연주자들이랑 아이컨택이 가능했다..ㅋㅋㅋ
대구 시민회관에서 공연. 프로그램이 매우 대중적인 곡들이었고 위치도 시간도 가격도 적절해서 가게 되었다.
피아니스트 3명이서 각각 다른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는 방식이었는데 다 모르는 피아니스트여서 별 기대는 없었다.
(또 대중적인 곡일 수록 실황에서는 감동을 받기가 힘들기도 하고..)
곡 순서대로 관람 후기를 적어보자면,
1. Chopin - Piano Concerto No.1 in e minor. Op. 11
뭐.. 엄청 유명한 곡. 쇼팽의 몇 안되는 피협이고 노다메 칸타빌레에도 나왔고.. 사실 이 공연 프로그램들이 "이 구역의 미친년은 아르헤리치!!!" 였는 곡들이어서... 아르헤리치 덕인 나로서는 좀 실망하긴 했다. 피아니스트가 잘생겨서 인기는 많더라-_-..
첫 번째 프로그램이어서인지 오케스트라의 집중력도 부족했고(특히 1악장) 아무리 쇼팽이 섬세류여도 이런 곡은 좀 더 힘 있는 해석이 어울리지 않았을까 싶었던, 조금 아쉬운 연주였다. 피아니스트 스타일을 보니 쇼팽이 그나마 적합하긴 한데.. 다른 작곡가 곡이 더 어울릴 것 같기도 하고... 2, 3악장은 오케스트라의 집중력도 더 높아졌고 피아니스트의 여린 스타일과도 어울려서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결론 : 그냥 이 구역의 미친년은 아르헤리치야 ㅠㅠ
2. Rachmaninov - Piano Concerto No.2 in c minor. Op. 18
이거도 뭐.. 심각하게 유명한 곡. 얘도 노다메 칸타빌레에 나온..ㅋㅋ(노다메 특집 공연인가?..) 외국인 피아니스트였는데 거구의 체격이었다. 체격에서 느껴졌다만..음....정말로 곡을 파워풀하게 치더라. 피아니스트가 엄청 파워풀하게 치니깐 오케스트라도 집중하면서 같이 달리는 ㅋㅋㅋ
라흐 피협은 '열렬한 사랑의 감정' 이 포인트인데 이 사람은 고독한 북유럽 정서에 올인한 듯한 연주였다. 근데 나름 잘 어울렸다. 이런 해석으로 치려면 혼자 슈바인학센 다 먹을 수 있는 서양인 밖에 못 칠듯.... 너무 많이 들었는 곡이라 딴 생각 하며 '아따 힘이 장사시네..피아노 다 부서지겠어' 하면서 들었던 것 같다.
3악장은 제법 사랑의 열렬한 감정이 느껴지는 연주였다. 특히 끝나기 직전 클라이막스에서 어마어마한 사랑과 열정의 감정이 확 전달되는 연주였다. 이 부분은 애절하고도 강렬한 사랑의 감정, 특히나 이루어지기 어려운 사랑이랄까.. 그런 느낌이 드는 부분인데 (처음 라흐 피협을 듣고 이런 느낌이라고 느꼈는데 실제로 음악의 이해 시간에서 이런 해석을 들어서 내 클래식적 소양?에 덕심을 느낀 포인트다..ㅋㅋ) 이 부분에서는 첫사랑이 눈 앞에서 스쳐 지나가더라. 지금 남친이 첫사랑은 아니여서 좀 미안하긴 했는데 정말 이 부분만큼은 완벽한 남친님이 계심에도 불구하고 첫사랑 생각만 났다.. 미안..
라흐마니노프는 아르헤리치 버전 말고 'Mikhail Petukhov, piano Moscow Philharmonic Orchestra Yuri Simonov, cond. 2001 live, Great Hall of Moscow Conservatoire' 를 좋아한다. 내가 클래식 좋아한다고 하니 학부 1학년 때 아는 동생이 CD로 구워준 소중한 곡인데 해석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아직도 라흐 피협 들을 땐 이 버전만 듣는다.
3. Tchaikovsky - Piano Concerto No.1 in b minor. Op. 23
이거도 아르헤리치 스페셜리스트인 곡이어서.. 별 기대가 없었다. 피아니스트가 입장하는데 이 사람도 잘생겼다.(내 취향으론 이쪽이 더..) 요즘 음악가들은 다 잘생긴거 보면 이 바닥에서 성공하려면 얼굴도 잘생겨야하는건가 싶기도..ㅋㅋ
생글생글 웃는 얼굴에 인상은 일단 정말 좋았다. 그리고 1악장이 시작됐는데....와......!
산뜻하고 깔끔한 터치, 여유가 느껴지는 연주였다. 아르헤리치 버전이 생각이 안날 정도로 대단했다. 본인 스타일스럽게 해석을 정말 잘하더라. 분명 예고시절부터 개천재였을꺼야ㅠㅠ 란 느낌이 팍팍.. 매우 두꺼운 터치는 아니어서 바흐나 저기 무거운 동네곡들은 안 어울릴지 몰라도 일반적으로 다 어울릴 터치였다ㅜㅠ 우왕.
특히 리스트 순례의 해 시리즈 잘 어울릴 것 같았다..하악.....음반 있나 ㅠㅠ
모든 악장이 어마어마했고 터치가 와 정말. 레이저 터치다 완전 ㅋㅋㅋ 손가락이 분명 뾰족할꺼야. 진짜 정확하고 깔끔하고 지휘자를 보면서도 끊임없이 싱긋 웃는 여유가 넘치는 공연이었다. 이게 프로구나 ㅠㅠ
학교와서 이 사람 다른 연주들도 찾아보는데 음반은 별로 없고 라흐 피협 2번이 유투브에 있길래 듣는데.. 와 이거도 잘 치네. 그냥 이 프로그램 곡 3개 다 이 사람이 쳤으면 더 좋았을껄 싶다-_-;; 해석도 좋고 강약도 조절 잘하고 터치도 칼끔하고 ㅠㅠㅠ 왜 이런 사람이 못 뜬거지 ㅠㅠ 피아니스트 사회는 너무 소수의 인원만 콩쿨로 뜨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임동혁보다 괜찮은데 ㅠㅠ
Fig 3. 왼쪽부터 라흐 연주자, 차이콥 연주자, 쇼팽 연주자, 지휘자 ㅋㅋ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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